새벽 3시에 또 울었다|밤중 육아를 하며 초보아빠가 겪은 감정 변화
아기를 키우기 전에는 “육아가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막상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게 체감한 어려움은 밤중 육아였습니다.
낮에는 햇빛도 보고, 움직이고, 밥을 먹으면서 어떻게든 버틸 수 있습니다.
밤은 다릅니다. 모두가 자야 하는 시간인데 아기는 울고, 수유를 해야 하고, 기저귀를 갈고, 다시 재워야 합니다.
겨우 잠들었다 싶으면 또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시계를 보면 새벽 2시. 다시 눈을 붙인 지 얼마 안 돼서 새벽 4시.
그러다 아침이 오고, 하루가 다시 시작됩니다.

목차
- 처음에는 설렘이 더 컸다
- 점점 짜증이 쌓이기 시작했다
- 그 뒤에는 미안함이 따라왔다
-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 부부가 역할을 나누기 시작했다
-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1. 처음에는 설렘이 더 컸다
처음에는 아기를 안아주는 게 마냥 행복하고 신기했습니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웃게 됐고, “우리 아기가 나를 필요로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밤이 되더라도 “아빠가 됐구나” 하는 설렘이 피곤함보다 앞섰습니다.
2. 점점 짜증이 쌓이기 시작했다
잠이 계속 부족해지면서 감정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왜 또 깨지?”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자주 깨는 거지?”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새벽에 울음소리가 들리면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소리도 더 크게 들리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집니다.
낮에는 “오늘 힘들었네, 내일은 괜찮겠지”라고 넘겼던 생각도, 새벽에는 “이 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되는 거지?”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3. 그 뒤에는 미안함이 따라왔다
짜증이 난 직후, 가장 크게 남은 감정은 미안함이었습니다.
아기가 일부러 우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아내도 출산 후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밤중 수유와 육아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순간적으로 “왜 나만 이렇게 힘들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 생각이 든 뒤에 다시 “아내는 나보다 더 힘들 텐데”라는 미안함이 따라왔습니다.
수면 부족은 몸만 피곤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감정까지 계속 흔들어놓습니다.
4.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무조건 참는 것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조금이라도 덜 지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새벽에 아기가 울면 무의식적으로 “또 깼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때마다 “지금 우리 아기가 나를 필요로 하는구나”라고 한 번 더 되뇌어 보았습니다.
완벽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시작부터 마음이 굳어지는 걸 조금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5. 부부가 역할을 나누기 시작했다
아기가 울 때마다 누가 할지 그때그때 정하면 서로 더 피곤해집니다.
그래서 미리 역할을 나눠 보았습니다.
수유는 아내가
기저귀 교체와 트림, 재우는 건 아빠가
아내가 수유하는 동안 필요한 물건 준비
아기가 잠든 뒤 조심스럽게 눕히는 건 아빠가
완벽하게 공평하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건 한 사람이 혼자 모든 걸 떠안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은 아내가 더 지쳐 보이면 제가 조금 더 맡고, 다음날 제가 너무 피곤하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식으로 유동적으로 나눕니다.
누가 더 힘든지 비교하기보다, 누가 지금 더 쉬어야 하는지를 함께 보는 쪽이 현실적이었습니다.
6.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아직도 밤중 육아는 힘듭니다.
완벽히 해결된 건 아닙니다.
다만 예전처럼 “왜 나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게 된 건 작은 변화입니다.
힘든 감정을 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 오늘 조금 많이 피곤해”라고 말하는 게, “나는 괜찮아”만 반복하는 것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반대로 아내가 힘들다고 할 때는 해결책부터 말하기보다 “오늘 정말 힘들었겠다”라고 먼저 공감하는 게 더 필요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완벽한 하루를 목표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빨래를 못 개도, 집안이 조금 어수선해도 괜찮습니다.
아기가 안전하고, 부모가 무너지지 않고, 오늘 하루를 무사히 지나갔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날이 있습니다.
오늘 밤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밤중 육아가 힘들다고 느끼는 건 아빠로서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아기가 우는 소리에 피곤함을 느끼고, 새벽에 일어나기 싫다는 생각이 들고,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워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감정일 수 있습니다.
그런 감정이 든다고 해서 스스로를 나쁜 아빠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기도 지금 처음입니다.
처음 세상에 나왔고, 배고프면 울음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도 처음이고, 아빠도 처음입니다.
아기가 울 때 다시 일어나고, 아내가 힘들어 보일 때 물 한 잔을 건네고,
서로 “오늘도 고생했다”라고 말해주는 작은 행동들이 쌓여서 우리 가족만의 육아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밤은 길지만 이 시간도 지나갑니다.
언젠가는 아기가 혼자 잠드는 날도 오고, 아침까지 조금 더 길게 자는 날도 찾아옵니다.
그때가 되면 지금 새벽마다 아기를 안고 집안을 걸어 다녔던 밤도,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 아니라 가장 치열하게 서로를 돌봤던 시간으로 남을 겁니다.
아기가 안전하고, 아내가 조금이라도 쉬고, 아빠도 끝까지 버텨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남편도 처음이고, 아빠도 처음이라.
오늘도 졸린 눈을 비비며 아기의 울음소리에 다시 일어나는 중입니다.